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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끝이 있어야 시작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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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이크임팩트 작성일13-07-23 10:27 조회4,56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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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찬호입니다.<?xml:namespace prefix = o />

저는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입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통산 124승 투수이죠. 아시아 선수로는 메이저리그 최고 기록입니다. 이제 류현진 선수가 이 기록을 깰 수도 있겠죠?

 

처음 미국으로 갈 때 LA 다저스 선수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몰랐습니다. 당시에 저는 메이저리그에 한국이 선배가 없었기 때문에 그 길이 어떤 길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안내해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그 자리가 얼마나 부담스러운지 몰랐기 때문에 결론적으로는 스프링캠프 성적이 꽤 괜찮았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LA다저스에 있을 때, 낯선 땅이기 때문에 문화적 문제, 언어적인 문제 등등 힘든 일이 너무나 많았고 가족과 고국에 대한 그리움이 컸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LA의 한국인들이 저를 응원해주셨고, 제가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IMF로 힘들어하는 우리 국민들에게 힘이 된다는 생각에 기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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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로 이적을 해서는 경기가 생각만큼 잘 안 풀렸고, '국가적 망신', '먹튀' 라는 별명이 붙었어요. 사석에서는 “형 동생하고 지내요”, “인터뷰 한 번 해주세요” 하며 좋아하던 기자들도, 한 순간에 돌아서더라고요. 칭찬만 하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저에게 비수를 꽂는 존재로 돌변했다는 생각에 너무나 힘들었죠. 또한, LA에 있을 때와는 달리 한인들이 별로 없는 텍사스에선 혼자밖에 없다는 생각에 더 침울해졌어요. 당시에는 마음이 정말 아팠고, 그것을 치유하기는 너무나도 어려웠습니다. 외적인 것으로부터 자꾸 마음 아파져서 그것을 치유하려 하는데 사람들은 필요한 약을 안 주고 고통을 주었습니다. 격려는 해주지 못할망정 오히려 면박을 주고 끝없이 외면하고, 고통 주고, 욕하고, 안 좋은 별명을 지어주고.. 그래서 더 배신감을 느꼈습니다.

 

무엇보다도 힘들었던 이유는, 열심히 노력했지만 이미 너무 높이 올라와있고, 이렇게 높이 올라온 것은 스스로 만든 것이 아닌, 사람들의 기대, 칭찬, 인정 등에 의하여 형성된 것이라 그들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메이저리그로 승격되길 꿈꾸며 1, 10승을 목표로 할 때는 경기를 부담 없이 할 수 있었지만, 그것을 이루고 나면 목표는 20승을 넘어 어느새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져버리고, 점점 사람들의 기대는 높아져만 가니 어깨는 무거워진 거죠.

 

그 당시에는 미국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았는데, 그 힘든 모습을 어머니께 비치니 더욱 더 힘들었습니다. 제가 형이 한 명 있는데요, 형은 어릴 때부터 사고를 많이 쳤어요. 친구들과 싸움도 많이 하고. 그래서 비교가 되다 보니 저는 늘 착한 아들이었죠. 야구도 잘했고. 그런데 그런 아들이 늘 힘든 모습만 어머니께 보여드리니 더 마음이 안 좋더라고요.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생각도 수없이 했지만, 어머니가 있기에 죽고 싶어도 죽지 못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명상을 하고 세수를 하고, 거울 속 제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갑자기 눈물은 주룩주룩 흘렀고, 거울 속의 사람에게 왜 눈물을 흘리냐고 물어보니 힘들다고 대답하더라고요. 그 모습이 너무나 가엾고 불쌍했어요. 그 때 약속했습니다. “내가 너를 살리겠다”라고.

 

이튿날, 제가 제일 먼저 한 일은 감독을 찾아가는 일이었습니다. 그 때 저에게 감독이란 존재는, 저를 늘 부상자 명단에 넣어서 선발되지 못하게 하고 눈도 잘 안 마주쳐서 외면하는 것 같은 무서운 존재였습니다.

 

늘 감독 방을 지나갈 때는 뛰어서 지나쳤는데, 그날도 어김없이 뛰어서 지나쳤다가 다시 돌아왔어요. 감독 방에 들어가 말했습니다. "How are you?". 등에 식은 땀이 줄줄 흘렀어요. 감독이 뭐라고 대답하려나. “너 왜이래? 미쳤어?” 라고 할 줄 알았는데, 깜짝 놀란 표정으로 “Oh, hi! How are you?" 라고 하더라고요. 우리의 대화는 그게 끝이었지만, 그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계속 반복했습니다. 매일같이 똑같은 말만 반복했지만, 감독의 표정도, 저의 마음도 점점 변했습니다.

 

그 후로 감독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을 만날 때마다 안녕의 인사를 건넸습니다. 이처럼 '도전'이라는 계획이 생기고 나서부터 비록 싫더라도 인사를 꾸준히 했습니다. 반응은 예상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같은 팀 선수들이 나의 실책에 실망하고, 속으로 욕하고, 죽이고 싶은, 그런 존재로 생각하는 줄만 알았는데, 실제로는 아니더라고요. 내가 못하니 팀원들은 오히려 내가 다치게 될까 조심스러웠던 것이었습니다.

 

나를 비난하던 사람들의 이중성이, 실제로 부딪쳐보니 내 생각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이런 생각이 착각임을 깨닫고 나니, 이제는 공을 던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이전까진 감독, 팀원들에게만 집중했는데, 이러한 외적인 집착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집중하니 긴장, 두려움을 없앨 수 있었고 당시에 고통 받고 있던 허리 통증도 모두 잊어버린 채 경기에 몰두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상하게도 타자들은 저의 공을 못 치게 되었고,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수확할 수 있었습니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외적인 것에 집착하게 되면, 인간의 '살려고 하는 본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근육에 힘이 들어가게 되고 정신도 피폐해집니다. 또한 걱정과 울화 때문에 밥도 못 먹고 쓸데없이 생각만 하다 잠에 들곤 합니다. 이러한 행동은 당연히 그 다음날 경기의 컨디션에는 영향을 주기 마련이죠.

 

저는 그래서 명상을 합니다. 명상을 하면서 나에게 집중하게 되면,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 여기에 온 목적, 내일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등을 생각해볼 수 있고, 오늘 지나간 일에 집착하여 에너지를 소모하기보다는 내일을 미리 준비할 수 있게 됩니다. 마음에도 여유가 생겨 자신을 쉽게 컨트롤 할 수 있습니다.

 

그러고 나니 지금 이 음식을 맛있게 먹을 이유,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해야 할 이유, 잠을 잘 자야 하는 이유 등 삶의 모든 것으로부터 삶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고, 이를 통하여 자신감도 회복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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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특히 투수는 볼을 던질 때의 창의력이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볼이 무조건 빠르다고 해서 좋은 것이 아닙니다. 빠른 공은 타자가 처음에는 잘 치지 못하나, 어느 정도 적응하게 되면 아주 쉽게 때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실패 때문에 이러한 창의력은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야구에, 그리고 모든 일에 임하였고 늘 결과에 관계없이 성적이 잘 나오지 않을 까봐 불안 속에서 허덕였습니다. 하지만 '명상'이란 것은 저의 인생관을 송두리째 바꿨습니다. 명상을 통하여 가진 여유로 내적인 면에 집중을 할 수 있었고, 공을 던질 때에는 다른 관중들도 자신을 따라 하며 같이 공을 던져준다는 이미지를 상상하게 되면서 더욱 더 자신감도 얻게 되었습니다. 비록 홈런에 맞게 되어서 관중들이 '!! 왜 저기다 던지지?' 라고 질책해도 대신 다음 번에는 '~, 다음에는 저기에다 던져야지!' 라고 고민하면서 즐겁게 야구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나를 관찰하는 습관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감과 용기가 생기게 해서 위기 상황에서도 임기응변을 할 수 있게끔 도와줄 수 있고, 그 습관을 가지고부터는 실패를 하더라도 그 속에서 능력을 얻어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더 이상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됩니다.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마운드에 오르게 되면 모든 사람들이 지켜본다는 불안에서 벗어나 그 순간을 즐기며 공을 두려움 없이, 그리고 더 잘 던질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내적인 것에 집중한 결과 자기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것이었죠.

제가 작년에 은퇴를 했습니다. 제가 은퇴를 하고 가장 먼저 한 일, 그리고 올해 대부분의 시간을 투자한 일이 바로 자서전 집필이었습니다. 그리고 곧 박물관도 오픈을 하고요, 제가 그린 그림들도 몇 점 전시가 됩니다.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성원 덕분에 잘 살고 있고요,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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