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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호연학사]철학이 필요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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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이크임팩트 작성일15-06-22 14:19 조회5,62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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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한 권력으로부터 개인을 지켜내는 인문학적 정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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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그거해서 뭐하려고?

혹시 문송합니다라는 표현을 알고 있으십니까? 이는 문과계열 출신이라 죄송합니다라는 뜻의 자조적인 신조어라고 합니다. 이공계열 출신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져 취업을 하지 못하는 청년층의 비율이 높아가는 추세는, 사회에 아직까지 위력을 떨치는 인문학 열풍과는 별도로 괴리감이 점점 깊어가고 있습니다.

대학교에서조차 퇴출 1순위로 지목당하는 철학이라는 과목. 나날이 입지가 좁아지는 인문학자의 위치에서 정 반대로 철학의 힘을 강조하는 한 강연자가 있습니다. 바로, 과도한 기능중심 사회로부터 인간을 지켜내는 철학의 가치와 본질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강신주 박사님인데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흐름 속에 개인의 행복과 가치를 지켜낼 방법이 무엇인지 지금부터 함께 고민해 보는 강연을 시작하겠습니다.

 

<강연속으로

대학생, 독자적 사유의 자유를 거세당하다

여러분들을 오늘 보니까 제 학부시절이 생각납니다. 저는 지금 철학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학부는 화학공학과를 나왔어요. 쉽게 말해서 공돌이^^. 왜 공대를 갔느냐, 결국은 철학을 하기 위해서였죠. ‘철학과 가서 뭐할래? 먹고 살 수는 있냐?’라는 물음에 그 당시 제가 마음 먹은 게 있었는데, ‘그래, 내가 당신들에게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우선 다들 원하시는 대로 학부는 공대로 들어간, 그러니까 일종의 거래였다고 보면 됩니다.

공대에서는 실험을 하죠. 하루는 실험을 하고 있었는데, ‘질량보존의 법칙이 깨어지는  놀라운 상황을 발견한 때가 있었어요. 이 놀라운 사실을 노트에 기록하고 열심히 실험과정을 조교에게 설명했는데, 그 조교 분이 저에게 이렇게 물어 봤어요.

비커는 깨끗이 씻었니?”

물론 이 말도 어느정도 일리가 있겠죠. 하지만 제가 주목한 것은 이 말 속에 숨은 전제입니다. ‘대학교 학부생에게서는 새로운 이론이 나올 수 없다는 생각이 이미 깔려 있으니, 실험의 과정과 변수에 대해 고려할 생각조차 하고 있지 않는 것입니다. 이미 실험 역시 기존의 이론을 확인하는 용도로밖에 쓰이지 않는다는 걸 우리는 이미 알고 있죠. 우리 교육환경은 실험조차 이미 암기과목으로 만들어 버렸고, 그리고 이 사실이 놀랍지 않다는 게 심각한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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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의 본질은 그런 것이 아니다

여기 앉아있는 여러분에게 묻습니다. 인문학적 정신이 무엇인가요? 요새 기업에서 꽤 길게 인문학 열풍이 불고 또 그러한 인재들을 뽑겠다고 하고 있는데, 정말 대단한 착각을 하고 있는 겁니다. 인문학은 인류의 맨얼굴인데, 사회에서는 화장품정도로 인식합니다. 그저 매출에 도움이 되기 위한 상품컨셉 정도로만 취급하는 거죠. 그리고 여기 있는 우리 친구들 역시 회사 면접을 통과하기 위한 스펙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건, 인문학의 본질과는 정말 별개의 또다른 괴물을 머리 속에 넣고 있는 겁니다.

제가 아는 문인 중에 김선우 시인이라고 있어요. 이 분이 어느날 메일을 보냈는데, 시를 몇 페이지에 걸쳐서 많이 썼다가 모조리 지웠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아주 짧은 문장으로 저에게 말하더군요.

말이 너무 많아요.”

그러니까, 이 사람의 마음 속에는 남의 말들이 떠돌아 다니고 있다는 것이죠. 정말 자신이 찾고 싶었던 단어는 꼭꼭 숨어 버리고, 자기 말이라고 빈 종이에 쏟아 놓았던 말들은 모두 외부에서 주입된 개념들의 파편 정도였다는 겁니다. 그래도 이 시인은 양심적이고 또 어떻게 보면 다행이에요. 우리 중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런 구분이 있는지조차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자신만의 목소리, 내가 고민하고 찾아낸 단어가 마음 속에 있는 사람이 여기 앉아 있는 우리 친구들 중 몇이나 될까요?

인문학의 정신은 독자성과 개별성의 획득을 지향하는 개념입니다. 인간은 말이죠, 고성능 스피커나 똑똑한 앵무새 따위 아니란 말입니다. 기존의 개념과 이론에 반론을 제기하는 서슬 퍼런 비장함이 없이 인문학을 이야기하는 것은 무의미한 접근일 뿐입니다. 여러분들이 대학에 왔다면, 적어도 교수님과 목숨걸고 토론을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이 시기가 여러분 개인의 독자성을 완성시킬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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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내 얼굴을 만나는 거울, 철학

흔히들 철학이라고 하면 과거 인물들의 논리과 사유구조를 답습하는 것 정도로만 생각합니다. 저도 제가 쓴 책에 여러 철학자들의 말들을 인용하는데, 그 이유는 사실 딴 데 있어요. ‘이 사람은 이렇게 생각하는데 너의 의견은 어떠니?라는, 독자로 하여금 사유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있습니다. 일종의 촉매제 역할이죠. 정보의 홍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자신의 사유를 즐길 여유 따위는 이 사회가 제공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중심이 잡힌 사람은 다루기가 힘들거든요. 그래서 적당히 말 잘 듣는 선에서만 지성을 허용하고, 개인의 욕구나 채우는 데 남은 에너지를 쏟도록 알게 모르게 우리들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 혹시 봐 버렸다라는 표현을 들어 본 적 있나요? 이 표현은, 그 순간을 기점으로 과거와 미래와의 영원한 단절을 가져온다는 것을 가장 정확하게 서술한 문구입니다. 단 한 번이라도 진정한 나의 얼굴을 본 사람은, 이전처럼 살아갈 수 없습니다. 진정한 자신을 발견한 사람의 눈빛은 마치 예리한 무사의 칼처럼 서슬퍼런 비장함이 숨어 있죠. 이 쯤에서 우리는 토마스아퀴나스가 말했던 진리에 관한 고전적 정의를 한 번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진리란, 존재와 사유의 일치이다

지금 살아가는 모습이 과연 내가 진정으로 지향하던 모습인가, 한 번쯤 우리는 멈춰 서서 방향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반대급부가 있다면 진정한 나자신이 어떤 모습이든 상관없다는 태도도 좋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선택 역시 내가내린 선택이어야 한다는 것이죠. 개인의 독자성을 지켜내는 힘은 철학에 있다는 것을 여러분에게 꼭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다음 번에 만나게 될 때에는 더욱 당당한 개인으로서 인사하게 되기를 바랄게요. 마치겠습니다!

 

실질적 효용가치에 따라 취득 및 폐기가 이루어지는 현대사회의 삭막한 분위기 속에서 강한 개인으로서 소중한 가치를 지킬 수 있도록 고민하게 해준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매몰되어가는 인문학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워 주신 강신주 박사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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